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19 15:07 (화)
성(성), 상(狀), 양(樣)
성(성), 상(狀), 양(樣)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5.02.17 11:24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제근(서울대 명예교수)

「그 사람의 병은 신경성이다」라고 할때 「성」은 그와 같은 성격이나 성질의 것이라는 말로 흔히 쓴다.  그러나 당뇨병성 신장병증(diabetic nephropathy)이나 출혈성 위염(hemorrhagic gastritis)에서의 「성」은 앞에 것을 수식하는 의미 밖에는 없기 때문에 굳이 쓰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의협용어위원회에서는 이 경우 「성」을 빼고 그대로 「당뇨병콩팥병증」이나 「출혈위염」이라고 하기로 하였다.  

또 모양을 나타내는 것으로 「상」을 많이 쓰고 있는데 이 경우도 단순 수식인 경우는 「상」을 빼기로 하였고, 꼭 필요한 경우에는 확실하게 「모양」이라는 수식어로 쓰기로 하였다.  유두상 암종(papillary carcinoma)은 유두암종으로 「소포상 샘종(follicular adenoma)은 「소포샘종」, 포도상구균은 「포도알균>, 연쇄상 구균은 <사슬알균>등으로 한다.  그리고 뇌양(腦樣, encephaloid)은 뇌와 같이 연한 것을 나타낼때 쓰는데 이것은 「뇌모양」으로 하고 결핵병터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상피양세포(上皮樣細胞, epithelioid cell)은 상피세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조직구(histiocyte)이기 때문에 「양」을 없애서는 않된다.

따라서 이경우는  「상피모양세포」로 쓰게 되었다.  또 영어로 eunuch를 고자(고환이나 외부성기를 제거한 남자)라고 하는데 eunuchoid는 「고자닮은 사람」이라 하여 모양대신 「닮은」을 쓰는 경우도 있다.  어떻든 양(樣)이란 말은 일본어이고 우리용어에서는 빨리 없어져야 할 글자이다.  그렇다고 영어로 「-oid」를 모두 모양이라고 해서는 않되는데 carcinoid는 한때 유암종(類癌腫)이라 하였으나 이제는 「카르시노이드」라 하고 sarcoid도 「사르코이드」로 쓰고 있다.

정리하면 「central lymphoid organ」을 보면 「중추성 림프양 기관」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이 경우 중추성에서 「성」은 필요없고 림프양은 림프같이 보이지만 림프조직은 아님을 나타내기 때문에이것은 「림프모양」으로 하여도 틀린다.  따라서 이것은 「중추림프기관」이라고 하면 될 것이다.  

즉 같은 「-oid」라도 쓰는 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그 뜻을 알고 우리말 용어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  「성」을 없앤다고 「급성(acute)」이나 「만성(chronic)」에서 「성」을 뺄수는 없는 것이 이것은 acuteness와 chronicity를 동시에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와같이 많은 경우,「성」을 빼면 용어의 글자수가 줄면서 붙여쓰는데 편리하게 된다.  의학용어의 경우, 의협용어위원회에서는 오래전에 한가지 개념을 가진 복합용어는 원칙적으로 모두 붙여 쓰기로 하였다.  급성 세균성 심내막염(acute bacterial endocarditis)은 「급성세균심내막염」으로, 「만성 화농성 육아종성 염증(chronic suppurative granulomatous inflammation)」은 「만성화농육아종염」으로 붙여쓰게된다.  

용어를 붙여쓰는 것은 영어권에서는 해당되지 않겠으나 그들도 간명하게 붙여쓰는 경향이 있음은 확실하다.  즉 gall bladder를 gall bladder로 brain stem을 brainstem등으로 할뿐 아니라 pituitary, thyroid, pineal, adrenal등 그뒤에 샘(gland)이란 단어를 같이 쓰지 않아도 표현이 되는 것은 형용사와 더불어 명사로 쓰고, 따라서 gland는 필요없게 된다.  

복합용어 붙여쓰기는 우리말 용어가 정착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한자를 병기하지 않아도 뜻의 이해와 해석에 아무 문제가 없는 대부분의 한글용어들은 모두 붙여쓰고, 붙여읽게 되면 우리말 용어 표준화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